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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9호) ‘전쟁’과 ‘평화’를 모르는 시대 -서울지부 이우성

관리자 2018-11-07 (수) 19:18 5년전 36685  

‘전쟁’과 ‘평화’를 모르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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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태양회 서울지부 이우성

 

  저는 한국 나이로 39세입니다. 곧 마흔 살이 되는 걸로 봐서는 사회 통념으로 볼 때 아주 어린 나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전쟁을 모릅니다.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해보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전쟁’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 이상을 알지 못합니다.  

  제가 열 살 때이던 어느 날, 그러니까 1990년이 될 텐데요, 저희 가족은 어딘가로 놀러가 있었습니다. 새벽에 아버지가 숙소의 TV를 켜셨습니다. 전쟁 영화가 나오고 있었죠. 하늘에서 지상으로 미사일이 쏟아졌습니다. 영상 속의 배경도 밤이었는데, 아니면 전쟁 중이라 모든 불빛들이 꺼져서 그랬는지, 미사일이 발산하는 빛이 엄청 밝았고, 한편으로는 아름답기도 했습니다. 포격 당하는 마을은 아마 지구에서 사라졌을 겁니다. 그만큼 많은 미사일이 떨어졌으니까요.

 저는 전쟁 영화를 본 기억이 그때가 처음입니다. 그래서 신기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리 영화 속에서라지만 저렇게 도시 하나가 박살나는 장면을 제가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았다는 게 놀랍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저것이 현실이 아니며, 현실에선 전쟁이 일어날리 없다는 확신을 제가 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곳엔 언제나 저를 지켜주는 엄마와 아빠가 늘 그렇듯 당연하게 함께 있었으니까요. 심지어 행복하게 놀러 온 날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열심히 영화를 보고 있던 제 뒤에서 아빠가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전쟁이 났대. 전쟁이, 정말 전쟁이 났대. 그것은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현실이었습니다.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전쟁, 바로 걸프전이었습니다. 이 전쟁에는 34개국이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참가했습니다. 물론 대한민국도 참전했습니다.


  어린 저는 이러한 사실을 금방 잊었습니다. 오히려 저에게 오랫동안 남아 있는 기억은 이런 것입니다. 저는 친구들과 종종 전쟁 놀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전쟁’이라는 단어와 ‘놀이’라는 단어가 나란히 쓰일 수 있다는 게 놀랍긴합니다. 그런데 제가 전쟁 놀이를 할 때 습관처럼 자주 내뱉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패트리어트 미사일’입니다. 전쟁에는 승리한 편이 있고, 승리한 편에는 강한 무기가 있습니다. 그 무기는 마치 정의를 수호한 위대한 도구로 받아들여집니다. 당시에는 그게 바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었나 봅니다. 이 미사일은 수 많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대가로 명예와 지위를 얻었습니다. 저는 이 미사일을 오래 가지고 논 셈입니다. 장난감으로요.

  제가 어릴 땐 아무도 전쟁 자체가 지닌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승리한 편은 정의의 편이 되었고, 우리나라가 참전했다면, 그 편이 바로 정의의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그 자체로 나쁜 것입니다.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은 있지만, 착한 편과 나쁜 편은 없기 때문입니다. 걸프전에서 민간인 3만 5천 명이 사망했습니다. 그들은 나쁜 편이었을까요? 아닐 겁니다.


  우리 모두는 전쟁과 평화를 자꾸 상기시키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 말을 역으로 생각하면 전쟁의 참혹한 공포를 점점 잊어가고 있다는 게 되겠죠. 여전히 남북이 대치 중인 상태에서 전쟁 불감증은 무모하고 어리석은 감각일 겁니다.


 아까 말씀드렸듯 저는 전쟁을 모릅니다. 전쟁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1945년, 한국이 광복절을 맞이한 그 해 일본에 조선인이 230만 명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 히로시마에 약 10만 명 살았는데 8월 6일 아침 8시15분 7만 명이 피폭 당하고, 35,000명이 즉시 사망했습니다. 나머지 35,000명 중 3만 명이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병에 걸려 오랜 세월을 앓아야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제가 전쟁에 무감하게 살아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전쟁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전쟁을 잊는 순간, 전쟁은 다시 찾아옵니다.


  그리고 조금만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지금도 세계 여러 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이 죽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억하지 않으면 전쟁은 기어코 지구를 덮어버릴 것입니다. 불과 60여년 전에 실제로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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