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태양회 대표 카가와 씨에게 감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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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회 서울지부 명정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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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6일 피폭 70주년 추도식 행사는 지금까지의 행사 때보다 진행시간이 두 배는 더 길게 추도식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행사의 거의 절반은 우리 태양회에서 준비한 행사로 진행되었습니다. 매년 태양회는 피폭자 추도식에서 헌다와 위령가 합창 그리고 커피, 냉차, 떡 등을 제공 해 왔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선물까지도 준비하여 피폭자분들에게 제공을 해주었습니다. 우리 태양회의 작은 봉사가 피폭자분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태양회의 일원으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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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다카하시 이사장님께서 8폭의 병풍을 원폭피해자협회에 기증했습니다. 병풍에 모두 몇 글자가 담겨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사장님께서 글자 한 자 한 자를 정성을 다하여 쓰신 병풍이 추도식 단상 중앙에 놓여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무한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서도가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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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 위해 붓으로 쓰는 글은 글자 하나만 잘못 써도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고 글자 하나에 선하나 잘못 긋거나 종횡으로 글씨 배열이 맞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합니다. 그래서 글자 수가 많을수록 작업이 아주 힘든 일입니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난 후에는 추도식의 8폭 병풍을 볼 때마다 다시 한 번 더 깊은 감명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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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피폭 70주년 추도식 준비를 하기 위하여 5~6명 역직자 회의가 있었고 태양회가 무엇을 준비했는지 알고 있지만 막상 추도식 장소에 가서 추도식장을 보는 순간 “역시~~!!!”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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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안치된 「평화의 종」 「위패 봉안함」 「전시관의 종이학」 과 8폭 병풍, 그리고 전에 기증한 대형 위패와 향로와 촛대가 매우 장엄하게 추도식장을 빛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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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 행사를 위해 준비하고 고생해주신 모든 분들이 떠올라 사람의 마음은 사람이 움직이게 한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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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이번 추도식에서 일본 태양회 대표인 카가와 님의 말씀이 우리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십여 년 전 추도식에 한국의 국회의원이 참석하여 일본인의 죄악을 강렬한 어조로 비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한국인으로서 그 심정은 잘 알겠지만 피폭자에겐 무슨 이득이 있을까? 그보다는 오히려 우리 태양회가 피폭자의 마음을 잘 살펴드리고 있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매년 일본대사관과 일본 원폭협회의 대표가 오셔서 위로의 말씀을 해주십니다. 그렇지만 올해는 일본 태양회 대표 카가와 님이 “사과와 용서를”를 구하고 또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에 거슬러 올라가서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죽였을까요?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통역을 통하여 들었을 때 역시 일본 태양회는 멋지고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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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시던 다카하시 이사장님께서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지만 한국에 오셔서 한국인으로 귀화도 하시고 한국 사회에 많은 사회복지사업을 하시는 모습이 너무도 기쁩니다. 어느 때는 “일본은 한국의 땅을 강제로 빼앗았고 쌀, 보리 등 곡물과 산림까지 일본으로 운반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일본인으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그 죄를 조금이나마 보상하기 위하여 한 것뿐입니다.”라는 말씀도 하시었습니다. 이사장님의 이런 생각을 일본 태양회가 착실하게 이어받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500여 명이 참석한 많은 한국인 앞에서 일본인의 죄를 들어 사죄하는 일은 역시 용기와 신념이 없으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점 무한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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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또 이와 같은 멋진 추도식이 거행될 것을 바라며 기원을 드립니다.